아름답게 보는눈
〈그날의 기록 — 2018.11.13〉
아이 쒸이~~~
네이버 시스템 점검으로 100일 도전 둘째날 부터 엑쓰표,
그래도, 그냥 간다, 천재지변 이라 생각하고.
오늘이 45에서 46일로 넘어가는 날인데, 이제는 제법 커서 그런지, 별로 안우네 ㅎㅎㅎ
드디어, 이런 날이 오는구나
다행이다, 너를 불편하게 만드는, 알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좀 나아진듯싶어서,
오늘은 아침을 먹으며, 아빠하고 엄마는 네가 나중에 음악, 미술, 체육 중에 뭘 제일 좋아할까 궁금해하며, 대화를 나눴구나.
엄마는 음악을, 아빠는 미술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그랬지.
아빠는 정말 미술을 못했었거든, 그림도 잘 못 그리고, 미적 감각이 정말 둔한 걸 나도 느낀단다 가끔은,
그게 이유 야,
아빠는 우리 이든이가 나중에 커서, 그림도 잘 그리고, 아빠는 없는 미적 감각이란 걸 갖고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
네가 아빠보다는 엄마를 더 닮았으니, 분명히 미술을 더 잘 할거 같아.
그리고, 엄마는, 네가 악기 하나쯤은 잘 다뤘으면 하는구나, 근데 아빠는 하기 싫어하는 건 억지로 시키지 말라 그랬고.
네가 만약에, 정말 좋아해서, 즐기면서 뭔가를 하면, 너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많지가 않을 거야.
그러니, 일찌감치 네가 좋아하고, 즐기며 할 수 있는 게 뭔지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궁금하다 갑자기, 네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 아이 일지 ㅎㅎㅎ
〈7년 후의 회상 — 2025.10.08〉
글을 다시 읽으며 미소가 지어진다. 그날의 “궁금하다”는 문장이 지금은 절반쯤 해답을 얻은 것 같구나. 미술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음악도 좋아하는 ㅎㅎㅎ 그 무엇보다 표현하는 걸 즐기는 아이로 자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빠가 바라던 “미적 감각”이란 건, 그림 실력이나 색감 감각보다도 —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눈’이란 걸 이제야 깨닫는다.
그때의 나는 네가 뭘 잘할지 궁금해했지만, 지금의 나는 네가 좋아하는 걸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그래서 오늘도 다짐한다. 결과보다 과정을 응원하는 아빠로 남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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