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의 기록 — 이든에게

📜 당시의 글 (2018. 11. 8)

이든아,
네가 태어난 지 오늘로 42일째 되는 날이야.
너의 엄마는 벌써부터 네가 곧 또다른 성장통을 겪을 거라고 걱정하더구나.

사람이 아무리 기억력이 좋아도
지금 네가 겪는 이 시기를 스스로 기억할 수는 없겠지.
이 아빠도 그 나이에 어떤 고통이 있었는지,
이제는 아무리 떠올려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분명한 건,
지금 너는 그 고통을 이겨내며 조금씩 자라나고 있다는 거야.

아빠와 엄마는
너의 울음과 몸부림을 지켜보며
그저 다독여줄 수밖에 없단다.
결국 그 모든 건 네가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일이니까.

너를 세상에 나오게 한 건 우리지만,
이 세상을 살아내야 하는 건 너의 몫이야.

힘들어도, 지나고 나면 다 별거 아닐 거야.
진짜로 죽을 만큼 힘들었다면
그땐 이미 이 세상에 없겠지.

“필사즉생 필생즉사.”
죽기를 각오하면 살 길이 열리고,
살기만을 바란다면 오히려 죽는다는 말이야.
이순신 장군님이 하신 말씀이지.

세상에 부딪힐 일이 있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네 모든 걸 걸고 부딪혀라.
그럼 어떤 일도 결국 이겨낼 수 있을 거야.

그렇다고 울 때 죽기살기로 울 필요는 없다.
울 때는 좀 살살.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만 운다는데,
너는 벌써 몇 번째니.

💭 지금의 생각 (2025. 10. 7)

이 글을 다시 읽으니 웃음이 나기도 하고, 그때의 진심이 그대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때 나는 아빠가 된 지 겨우 한 달 남짓이었고,
이든이는 울음으로 세상을 배우던 때였다, 하지만 얼마나 우렁차고 씩씩하게 너의 아픔을 표현 하는데, 정말 아빠가 속이 터지는것 같았거든.

지금은 학교에 다니며,
“아빠 말할게 있어” 하면서 대화를 시작하는 큰아들, 가끔은 아빠도 모르는걸 가르쳐 주기도 하지.

때의 나는 이든이에게 가르치려 했지만,
지금의 나는 이든이에게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