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울지 않으니 얼마나 좋니
📜 당시의 글 (2018. 11. 21)
아들,
우리 가족, 오늘은 처음으로 다 같이 쇼핑몰에 다녀왔단다.
엄마가 며칠 전부터 생각만 하다가, 오늘에서야 드디어 실행에 옮겼지.
나가기 전에, 엄마는 만반의 준비를 하는 듯싶더니,
결국 나가서는 손수건을 안 챙겨 왔다고 자책하더구나.
아빠는 너를 앞으로 안고 걸어 다녀 보니까,
네가 울지만 않으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단다.
처음에 유모차에 태울까 하다가, 그냥 안고 걸어 다니기를 잘한 듯싶더라.
다른 엄마 아빠들이 유모차에 카트처럼 짐을 싣고 다니더구나.
비록 엄마랑 외할머니는 네가 울까 봐 조마조마하느라
구경도 제대로 못 했지만,
그래도 첫 외출을 너 안 울리고 무사히 마쳐서 기분은 아주 좋구나.
요즘 집에서 제일 자주 입는 옷, 새 잠옷을 구입해서 아빠는 기분이 좋았다.
정말 하루하루 빠르게 성장하는 네가 너무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울지만 말아라.
너 나중에 아빠랑 대화가 되는데도 만약 네가 울면,
아빠는 정말 그 이유를 많이 물어볼 것 같다.
해병대를 다녀오신 네 할아버지는
아빠가 아주 어릴 적부터 “남자는 우는 거 아니다”라고 가르치셨지.
그래서인지 아빠는 울음을 꽉꽉 참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아빠는 징징대는 걸 딱 질색이란다.
특히 공공장소에서 울며 떼쓰는 애들은 용납이 안돼.
내 아들은 안 그러겠지 생각하지만, 혹시 그런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아빠와 엄마가 많은 대화를 하고 있으나,
아빠가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선이 있으니,
그 선을 넘는다면 해병대식 자식 교육이 어떤 건지
직접 겪어보게 될 거야. 😅
💭 지금의 생각 (2025. 10. 12)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아빠하고 우리 남자들 끼리 놀러도 잘다니고, 이든이는 동생 벤과 함께 온종일 웃고 떠들며 논다.
울 일도 많고, 웃을 일도 많다.
바로 5일전에 게임 놀다, 울면서 싸울때, 해병대식 교육, 소리치며 다그 치기 당했지, 아빠가 후회 많이 했어
앞으로는 쓸데없는 일에 울음을 터뜨릴 때, 그냥 그렇게 까지 감정이 상할 필요 없다는것만 잘 설명해주려고 해, 우는것도, 웃는것도 삶의 일부이니까, 그러면서 크는거지 뭐, 그게 인생인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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