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가 뭔지도 몰랐던 아빠가, 아들과 함께 금요일 밤을 기다리기까지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얼마 전까지 로블록스가 뭔지 정확히 몰랐습니다. 아이들이 “로블록스 하고 싶다”고 할 때마다 그냥 요즘 애들이 하는 온라인 게임 플랫폼이겠거니 하고 넘겼습니다. 게임 하나가 아니라 그 안에 수많은 게임이 있는 플랫폼이라는 것도, 이번에 아이들 때문에 하나씩 배워가면서 알게 됐습니다.

억지로 시작한 공부

처음엔 순전히 부모로서의 의무감이었습니다. 아이가 뭘 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그만해”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아이 옆에 앉아 화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로벅스가 뭔지, 게임마다 만든 사람이 다르다는 것도, 채팅 기능이 있어서 모르는 사람과도 대화할 수 있다는 것도 그제야 알았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그래도 빨리 받아들이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제 아이가 매일 붙잡고 있는 세계에 대해서는 이렇게 몰랐다는 게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큰아들이 소개해준 “99 Nights in the Forest”

그러던 중 큰아들이 요즘 제일 재미있게 하는 게임이라며 보여준 게 “99 Nights in the Forest”였습니다. 숲속에서 캠프파이어를 지키며 99일 동안 생존하는 게임인데, 아이가 신나서 설명하는 걸 들어보니 단순한 서바이벌이 아니었습니다. 사슴처럼 생긴 위협적인 존재를 피해 다니고, 자원을 모으고, 불을 꺼뜨리지 않아야 하고, 숲 어딘가에 있는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설정이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 게임이 2023년 콜롬비아 정글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아이들 넷이 40일 넘게 살아남았던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단순히 시간 때우기용 게임이 아니라 나름의 서사가 있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같이 해보니, 이건 다른 얘기였습니다

거창하게 매일 밤을 지새우는 건 아니고, 주말 금요일 저녁에 한 시간 정도 같이 앉아서 플레이하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한 시간이 생각보다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처음엔 그냥 옆에서 지켜만 볼 생각이었는데, 아들이 “아빠도 캐릭터 만들어서 같이 하자”고 하는 순간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서툴게 캐릭터를 만들고, 아이 옆에서 같이 캠프파이어를 지키고, 위험한 존재가 나타나면 같이 도망 다녔습니다. 아들이 저보다 훨씬 게임을 잘해서, 오히려 제가 아들한테 배우는 입장이 됐습니다. “아빠 거기 가면 안 돼, 불 꺼져!” 하고 알려주는 아들 목소리를 들으면서, 이상하게 뭉클했습니다.

10대가 되면 점점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을 어색해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큰아들과 같은 화면을 보면서 같은 목표로 움직이고, 같이 웃고, 같이 아쉬워하는 그 시간이 저에게는 꽤 감격스러웠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아버지와 이렇게 같은 놀이를 공유할 기회가 많지 않았거든요. 게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라도 아들과 같은 세계에 들어가 볼 수 있다는 게, 생각보다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검지로 W키를 누르던 아들

처음에 PC 앞에 앉아 키보드 WASD 키로 이동한다는 걸 알려주는데, 아들이 자꾸 W키를 검지로 누르려고 하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중지로 누르면 훨씬 편할 텐데, 손가락 배치가 아직 손에 익지 않아서 이상한 자세로 낑낑대는 걸 보면서 속으로 “아직 준비가 안 됐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굳이 지적하지 않고 그냥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아들이 신나서 “아빠 이거 봐!” 하며 저를 불렀습니다. 언제 연습했는지 W, A, S, D를 검지, 중지로 자연스럽게 누르면서 캐릭터를 능숙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하루 사이에 손가락 배치를 스스로 고쳐낸 겁니다. 별거 아닌 순간일 수도 있는데, 엄청 놀랐고, 얼마나 하고 싶었으면, 아이가 혼자 뭔가를 시행착오 끝에 익혀내고 그걸 제일 먼저 저한테 보여주고 싶어 했다는 게 뭉클했습니다.

Spend 통장은 결국 로벅스로

저희 집은 한 달에 한 번 용돈을 주면서 저금하는 법을 같이 가르치고 있습니다. 받은 용돈을 save(저축), spend(소비), gift(기부·선물) 세 개로 나누게 해서, 돈이라는 도구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몸으로 익히게 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막상 spend 몫이 어디로 가는지 지켜보니, 대부분이 로벅스, 즉 게임 안에서 쓰는 화폐를 사는 데 들어갑니다. 처음엔 군것질이나 장난감을 사는 데 쓸 줄 알았는데, 정작 아이들이 가장 눈을 반짝이며 쓰는 곳은 로벅스였습니다. 캐릭터 아이템을 사거나, 특정 게임 안에서 쓸 수 있는 패스를 사는 식입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아이템에 소비 예산을 쓰는 게 여전히 낯설지만, 저축과 기부는 따로 챙기고 있으니 spend만큼은 아이들 뜻대로 두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그게 요즘 시대의 장난감인 셈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중입니다.

로블록스 멤버십, 가격을 비교해봤습니다

용돈이 계속 로벅스로 빠져나가는 걸 보다 보니, 아예 멤버십으로 정기 결제하는 게 나은지 궁금해져서 직접 가격을 찾아봤습니다.

원래 있던 로블록스 프리미엄(Roblox Premium)은 2026년 4월 30일부로 신규 가입이 중단되고, 로블록스 플러스(Roblox Plus)로 대체됐습니다. 기존 프리미엄 가입자는 유지는 되지만, 해지하면 다시 가입할 수 없습니다.

과거 프리미엄 요금제는 이랬습니다.

  • 프리미엄 450: 월 4.99달러, 매달 로벅스 450개
  • 프리미엄 1000: 월 9.99달러, 매달 로벅스 1,000개
  • 프리미엄 2200: 월 19.99달러, 매달 로벅스 2,200개

지금은 로블록스 플러스로 넘어갔습니다.

  • 로블록스 플러스(기본): 월 4.99달러, 로벅스 지급 없이 구매 할인·프라이빗 서버 무료 이용 등의 혜택만 제공
  • 플러스 500: 월 8.99달러, 매달 로벅스 500개 포함
  • 플러스 1000: 월 12.99달러, 매달 로벅스 1,000개 포함
  • 플러스 2000: 월 21.99달러, 매달 로벅스 2,000개 포함

단순 비교하면 예전 프리미엄보다 지금 번들 요금이 조금씩 더 비쌉니다. 다만 로벅스가 포함되지 않은 기본 플러스 요금제가 새로 생긴 걸 보면, 로벅스를 안 사더라도 혜택만 받고 싶은 유저들을 겨냥한 것 같습니다. 저희 집처럼 로벅스 소비가 꾸준한 경우라면, 매번 낱개로 로벅스를 사는 것보다 번들형 플러스 멤버십을 쓰는 게 계산상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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