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서 아스트로 봇이랑 마리오로 “실패해도 괜찮다, 화내지 말고 다시 하면 된다”는 걸 가르친 이야기를 했었죠. 이번엔 그 다음 이야기예요. 형제끼리 한 화면 보면서 서로 밀어주고 도와주는 법, 그러니까 협동을 가르친 이야기입니다.
저희 집엔 아들이 둘 있는데, 둘이 게임을 같이 하다 보면 꼭 한 번씩 싸움이 나요. “너 때문에 죽었잖아”, “내가 먼저 할 차례였는데” 하면서요. 근데 이 게임을 만나고부터는 그런 다툼이 확실히 줄었어요. 바로 잇 테이크스 투(It Takes Two)라는 게임이에요.
혼자서는 절대 못 깨는 게임
잇 테이크스 투는 EA 산하 스튜디오 헤이즈라이트가 만든 게임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무조건 두 명이서만 플레이할 수 있어요. 한 화면을 반으로 나눠서 각자 자기 캐릭터를 조종하는데, 혼자서는 절대 다음 구간으로 못 넘어가게 설계돼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한 명은 못을 박는 도구를 들고, 다른 한 명은 그 못을 밟고 올라가는 식이에요. 한 명은 자석의 N극, 다른 한 명은 S극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둘이 힘을 합쳐야 물건을 밀거나 끌어당길 수 있는 구간도 있고요.
처음 저희 집 두 아들이 이 게임을 시작했을 때는 솔직히 걱정을 좀 했어요. 평소 성격상 형이 자기 뜻대로 안 되면 동생한테 짜증부터 낼 게 뻔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첫판부터 “너 왜 그쪽으로 안 가” 하는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서로한테 짜증 내봐야 소용없더라고요
근데 이 게임의 재밌는 점이, 짜증을 내봐야 게임이 진행이 안 된다는 거예요. 형이 동생한테 소리를 지르면 지를수록, 오히려 동생은 위축돼서 더 못하고, 결국 둘 다 그 자리에 멈춰버려요. 형도 몇 번 그렇게 막혀보더니 스스로 알더라고요. “아, 이건 화낸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 하고요.
한번은 둘이 통나무를 타고 급류를 건너는 구간이 있었는데, 한 명이 방향을 조종하고 다른 한 명이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퍼즐이었어요. 계속 부딪혀서 실패하다가, 동생이 먼저 “형, 우리 3초 세고 같이 하자” 하고 제안하더라고요. 그 뒤로 “하나, 둘, 셋” 하고 같이 세면서 타이밍을 맞추기 시작했는데, 그게 딱 맞아떨어지니까 둘이 동시에 환호성을 지르더라고요. 그 장면 보면서 저도 옆에서 괜히 뭉클했어요.
제가 한 건 그냥 옆에서 지켜본 것뿐이에요
솔직히 이 게임에서 제가 아이들한테 가르친 건 별로 없어요. 게임 자체가 협동을 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못 나가게 만들어놨으니까요. 제가 한 일이라곤 둘이 싸우기 시작할 때 “얘들아, 서로 뭘 원하는지 말로 해봐” 하고 한마디 거드는 정도였어요. 나머지는 게임이 알아서 가르치더라고요.
몇 주 지나고 나니 확실히 달라진 게 있어요. 예전엔 둘이 뭔가 같이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서로 자기 방식만 고집하다가 싸움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막히면 형이 동생한테 “도와줘” 하고 먼저 말하는 걸 몇 번 봤어요. 예전 같으면 혼자 끙끙대다 짜증부터 냈을 텐데, 이젠 도움을 청하는 게 자연스러워진 거죠. 이게 다 게임 덕분이라고 하긴 조심스럽지만, 적어도 둘이 같은 목표를 향해 서로 맞춰가는 연습을 이 게임만큼 많이 시켜준 건 없었던 것 같아요.
협동을 가르치고 싶다면 추천해요
잇 테이크스 투는 플레이스테이션뿐 아니라 닌텐도 스위치, 엑스박스, PC로도 나와 있어서 집에 있는 기기로 편하게 시작하실 수 있어요. 참고로 한 사람만 게임을 구매해도 “프렌즈 패스”로 상대방을 초대해서 같이 플레이할 수 있는 기능도 있는데, 저희처럼 아이들이 한집에서 같이 플레이하는 경우엔 크게 필요는 없더라고요.
무조건 못 하게 막는 것보다, 옆에 앉아서 같이 놀면서 뭘 가르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게 저한테는 훨씬 재밌는 육아였어요. 1편에서는 실패를 다루는 법을, 이번 편에서는 협동하는 법을 가르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