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에서는 포켓몬 카드가 요즘 왜 이렇게 비싸졌는지 궁금해서 클로드에게 물어본 이야기를 적었는데요.
오늘은 카드 가격보다, 저희 가족이 포켓몬 카드를 가지고 노는 방법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희 집에서는 부스터 박스를 사 오더라도 카드 팩을 한꺼번에 뜯지 않습니다. 몇 개씩 나누어 집 안에 숨겨 놓고 아이들과 보물찾기를 합니다.
카드 팩을 집 안 곳곳에 숨깁니다
보물찾기를 하는 날에는 부스터 박스에서 카드 팩을 10개 정도 꺼냅니다.
그날 사용할 방이나 거실, 주방 가운데 한 곳을 정한 뒤 아이들이 모르게 팩을 하나씩 숨겨 놓습니다.
침대 근처나 소파 틈, 책장 사이처럼 아이들이 찾아볼 만한 장소를 고릅니다. 너무 쉽게 보이면 재미가 없고, 너무 어렵게 숨기면 아이들이 금방 지칠 수 있어서 적당한 자리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준비가 끝나면 아이들을 불러 말합니다.
“얘들아, 오늘 보물찾기 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아이들 눈빛이 달라집니다. 방과 거실을 뛰어다니며 숨겨진 카드 팩을 찾기 시작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도 소풍을 가면 보물찾기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보물을 한 번도 찾지 못했습니다.
신기하게도 큰아이도 저와 비슷합니다. 카드 팩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못 보고 그냥 지나갈 때가 많습니다.
숨긴 장소를 알고 있는 제 눈에는 답답하기도 하지만, 한참을 헤매다가 팩을 발견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납니다.
저는 아이들이 집 안을 돌아다니며 카드 팩을 찾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깁니다. 사진보다 영상으로 찍어두면 그때의 표정과 목소리까지 생생하게 남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다 찾은 뒤에 카드 팩을 뜯습니다
숨겨 놓은 카드 팩을 모두 찾으면 다 같이 자리에 앉아 하나씩 열어 봅니다.
포켓몬 카드의 재미는 포장을 뜯기 전까지 어떤 카드가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좋아하는 포켓몬이 나오기도 하고, 기대하지 않았던 좋은 카드가 나오기도 합니다. 마음에 드는 카드가 나오면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서로에게 보여주기 바쁩니다.
저도 포켓몬 카드를 좋아하지만, 어떤 카드가 나올지 기다리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는 것이 더 재미있습니다.
좋은 카드는 따로 보관합니다
좋은 카드가 나오면 따로 정리해 보관합니다.
먼저 카드를 얇은 페니 슬리브라고. 100장에 1달러 정도 하는데, 카드 표면에 흠집이나 손자국이 생기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다음에는 슬리브에 넣은 카드를 단단한 플라스틱 재질의 탑로더에 다시 넣고, 앨범에 꽂아 보관합니다.
처음에는 제가 좋은 카드를 골라 정리해줬지만, 이제는 아이들도 괜찮은 카드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슬리브부터 찾습니다.
카드보다 오래 남는 시간
요즘 포켓몬 카드 부스터 박스 가격을 보면 선뜻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아이들과 보물찾기를 하고 카드를 함께 열어보는 시간은 돈으로 따지기 어렵습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영상을 다시 보게 된다면, 어떤 카드가 나왔고 그 카드의 가격이 얼마였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집 안을 뛰어다니며 카드 팩을 찾고, 형제가 나란히 앉아 카드를 뜯던 모습이 더 오래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한국에 가 있어서 얼마 전에 사 온 부스터 박스를 열지 않고 보관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줄 깜작 선물이죠.